비내리는 늦저녁, 밀크는 늘 그렇듯이 가게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는 슬슬 마감시간이 가까워지니 손님들을 내보낼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돌연 쓰러지듯 가게 문짝을 박차고 검고 축축한 덩어리가 굴러 들어왔다. 깜짝 놀란 밀크가 주춤거리며 카운터를 나와서 자세히 들여다 보니, 덩어리라고 생각했던건 푹 젖은채로 웅크린 알 카포네 아저씨였다. 그리고 밀크는 금방 진하게 풍기는 피 비린내로 그가 꽤 다쳤다는 걸 알아챘다.

“저기…”

“아무것도 아니야 밀크, 신경쓰지마.”

말로는 그렇다고는 하지만 카포네는 도무지 똑바로 일어서질 못하고 헛손질과 헛발질을 반복하며 미끄러져 주저앉았다. 약간 남아있던 손님들은 대경실색해서 남은 술을 단번에 털어넣고 슬금슬금 뒷문으로 나갔다. 여전히 밀크가 다가오는 것을 경계하는 카포네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대치한 밀크는 작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거기 계세요.”

밀크가 한마디를 툭 내뱉자 카포네가 결국 포기했다.

“밀크, 나 좀 도와줄래.”

그러자 카포네에게 다가간 밀크가 그를 거의 떠안듯 부축해서 2층의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걸음걸음마다 핏자국이 흥건했다. 축 늘어진 카포네를 침대에 눕히고, 한숨을 내쉰다.

“뒷골목에서...가벼운 총격전이 있었어, 3명인줄 알았는데 5명이더군.”

“그래요.”

밀크는 떨리는 손으로 카포네의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러난 옆구리의 날카롭게 스친 상처를 조심조심 소독한다. 이 아저씨는 아프지도 않은지 찌푸리지도 않아. 무슨 생각을 하시는 중일까. 문득 그가 이런 총격전에서 언제까지 뒷세계의 불사신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가늠해본다.... 그러면서 총상을 입은쪽의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너덜해진 바짓단을 자른다.

“밀크. 능숙하구나.”

“농장에서 배웠어요.”

“농장?”

“시골 의사가 있었거든요.”

“그래…”

밀크는 어쩐지 그 대신 아픈것처럼 식은땀이 흐른다고 생각하면서 카포네의 허벅지에 박힌 총알을 빼낸다. 여전히 카포네는 별 반응이 없다. 다친것이 마치 남의 몸이라는듯 여상스러운 표정으로 밀크의 손재주를 감상한다. 한편 소독하고 지혈하고 붕대를 감아오는 손길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알 카포네가 고용한 소년은 실로 무엇에든 훌륭한 실력을 갖춘것이다.

“어쩌다가 총에 맞으신거에요?”

“...내가 적이 좀 많거든.”

그말인즉슨 앞으로도 이런 일은 왕왕 발생할 것이라는 뜻이다. 밀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적을 줄이시면 안될까요?“

“...그점 노력해보지, 밀크.”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적을 줄이려 노력한다는 말의 뜻은 시카고 뒷세계에선 평화로운 의미가 아닐것 같았다. 밀크는 나쁜 예감을 떨쳐내려 도리질을 했다.

“됐어요. 진통제 놔둘테니까 드시고 이만 주무세요.”

“밀크,”

소년은 짐짓 퉁명스러운 체 하면서 휙 뒤돌아서 성큼성큼 다락방을 나왔다. 카포네의 부름은 들은체 만체 하면서 문을 닫았다.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을 마음속으로 흘려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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